'끓이다'라는 의미인 부이이(bouillir)와 '낮추다'라는 의미의 아베쎄(abaisser), 두 개의 동사를 합쳐 부르는 유명한 지중해식 생선찌개인 부이야베스(bouillabaisse)는 프로방스의 속담 '수프가 끓으면 불을 줄여라(quand ça bouille tu baisses)'에서 나온 이름이다. 원래 마르세이유의 어부들이 포획한 생선들 중 자신들이 먹기 위해 값싼 것들만 따로 모아서 한꺼번에 넣고 끓여 먹었던 데서 유래한 부이야베스는, 팔리지 않고 남은 생선이나 이리저리 채여서 형태가 안 좋아진 생선에 양을 늘리기 위해 감자를 넣고 끓여 먹었던 가난한 이들의 음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르세이유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 도시의 고급 레스토랑에서 파는 값비싼 음식이 되었다.
맛 좋은 고급 부이야베스를 끓이는 데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생선의 신선함은 절대적인 조건이고, 국물의 맛을 결정짓는 생선의 다양성과 양이 중요하다. 모든 신선한 생선은 주문 받기 전에 미리 익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부이야베스의 가장 중요한 향신료라 할 수 있는 사프란(safran)은 순수한 진품을 써야 한다. 파프리카나 다른 프로방스의 허브로는 사프란의 향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 어부들의 부이야베스는 바닷물을 가지고 끓였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지중해의 다양한 생선과 프누이(fenouil, 회향)와, 토마토를 넣고 약한 불에 익혀서 준비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고급스런 마르세이유식 부이야베스는 바닷물 대신에 생선 수프를 사용한다. 작은 생선들과 토마토, 회향, 마늘, 양파, 사프란 등을 넣고 끓여 생선 수프를 만든 후 내용물을 모두 갈아서 고운체에 내린다. 이렇게 준비된 수프에 지중해의 생선 6가지 종류를 넣고 익힌다. 그야말로 생선 영양탕 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마르세이유의 고급 식당에 가면 부이야베스의 가격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프랑스인 관광객조차도 그러하다. 하지만 한 지역의 식문화를 느끼고, 특별한 조리법으로 만들어 낸 부이야베스의 맛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만큼의 값어치를 할 것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