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세대는 전쟁이나 심각한 불경기를 겪은 후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안정 속에서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 힘든 시기를 겪은 후 어느 정도 안정이 찾아오게 되면 사람들은 아기를 급격하게 많이 낳는데 이 현상을 베이비붐이라고 칭한다. 우리나라, 즉 한국의 경우 베이비붐세대는 한국전쟁 이후인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일컫는다. 2019년이 되고 나서, 1955년생은 만 64세가 되고 1963년생은 만 57세가 된다. 즉 정년퇴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고용시장에서 이들의 근로조건 혹은 고용여건을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국 사회가 베이비붐세대 은퇴에 있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약 50%로 OECD 평균인 11%보다 훨씬 높다. 과연 한국의 노인들이 이렇게 빈곤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 사람들은 노인들이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서 소득을 벌어들이기 힘들고 그렇기에 빈곤해진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55세이상 연령대의 고용률은 OECD 평균보다 높고, 연령대가 더 높으면 높아질수록 고용률은 OECD 회원국들보다 월등히 높다. 이는 결국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일자리 부족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노인들이 빈곤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꽤나 쉬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노인들의 고용조건의 중요성을 잠시 언급하였듯이,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높은 이유는 바로 불안정한 고용조건때문이다. 연령대별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을 보면 50대 후반에서 60대 이상 베이비붐세대의 비정규직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런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꾸준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얻지 못하게 되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감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중장년층의 재직기간도 불안한 근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OECD의 대부분 국가들이 60대 이상이 되어서도 10년 이상의 재직기간을 보유한 근로자가 많은 반면에, 우리나라는 50대를 기점으로 10년 이상의 재직기간을 보유한 근로자의 비율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노인들이 오랫동안 하나의 직장에 근무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처럼 한국에서 ‘노인’의 취급을 받는 근로자들은 정말 불안한 근로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다. 언제 해고될 지 모르고, 언제 다른 직장으로 이직할 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하는 노인들은 생계를 유지하느라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된 직업 교육 훈련을 받아보지도 못한다. 아직까지는 이것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지 않았을 수는 있지만, 베이비붐세대가 그 대상자가 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이는 개인의 빈곤을 넘어서, 한 나라의 생산력이 좌지우지 될 수 있는 큰 문제이다. 노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고용시장에 안정성을 불러들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퇴직을 앞둔 베이비붐세대들이 다양한 교육이나 훈련들을 잘 받지 못하는 이유를 찾아보고, 이들이 이런 교육을 잘 받아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