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이 치르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를 끝으로 2009개정 교육과정의 막이 내렸다. 2015개정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적지 않은 혼란과 우려는 이미 전부터 생겨난 관심사이다. 특히, 수학 과목의 기하 부분이 일반 고등학교에서 필수적으로 다루지 않는 진로 선택 교과목으로 이동함에 따라 2021 수능에서는 자연계 학생들에게마저도 기하(전 기하와 벡터)과목을 수능 출제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학계의 수많은 반발로 인해 2022 수능부터는 다시 선택 과목 중 하나로 수능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지만, 얼마나 많은 학생이 기하를 선택할 지는 미지수이다.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해야하는 자연계 학생의 입장에서 미적분을 그나마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 이렇게, 교육부의 개정 교육과정 발표 이후 현직 교사들과 교육계에서는 "교육과정이 개정될 수록 학습의 심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라고 입을 모으곤 한다. 그렇다면, 교육과정의 난이도 변화에 따른 수능 난이도의 변화는 과연 어떠할까? 실제로 7차 교육과정에서 2007 개정,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변화하는 시기에는 과도기 시기를 제외하고는 교육과정에서의 학습 부담을 줄었지만, 수능의 난이도는 점점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수능의 난이도를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원점수 1등급 컷을 보았을 때도, 7차 개정 교육과정에서2007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시기인 2009년 수능의 경우 수학 (가)형의 1등급 컷이 81점, (나)형 80점 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며 이후 이명박 정부의 수능 난이도 조절로 인해 2010년 초반부터 2015년 까지의 수능은 평이하였으나, 이후 수능에서 보이는 국어의 난이도 상향, 수학 킬러문제의 오답률 증가는 교육과정은 학습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개정되었으나 수능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기 위한 공부에 대한 학습부담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고 보아도 된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준다. 교육과정의 난이도 하향은 공교육 학습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다른 부작용도 가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 시기에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할 방안을 교육과정의 개정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의 타협을 통해 수능의 난이도 조절을 함께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