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시대, 국경의 경계가 무색해질 정도로 내나라 다른 나라 할 것 없이 구분을 두지 않고 물 밀 듯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 21세기의 흔한 풍토이다. 이러한 현상에 현명히 대처해야 국가 경쟁력이 향상되고 보다 나은 사회를 꾸려 나갈 수 있다. 허나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보다 ‘나와 다름’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수천 년 간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우리나라이기에 나와 피부색이 다르고,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나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 타자를 박대한다. 교육 전문가들이 꼽는 핵심교육중점 과제들 중 하나는 바로 문화 다양성 교육이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게 하지 않고, 어떠한 기준에 치우치지 않고 서서히 스며드는 분위기가 한국에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문화 다양성 교육을 아주 잘 실천하고 있는 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 부산 남구에 소재하고 있는 아시아 공동체 학교를 방문해보았다.
아시아 공동체 학교의 교육 계획서를 보면 핵심 교육 방향 중 ‘문화의 다양성 교육’이 보란 듯이 쓰여 있다. 한국전통문화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의 장을 열어 자유로운 만남과 대화를 이끌어 감으로서 건전한 청소년 문화를 형성시킨다는 취지이다. 학교를 둘러보면 학교 내에 일본 대사관, 멕시코 대사관, 중국 대사관 등 세계 여러 국가의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대사관들이 즐비해 있다. 시설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에서도 문화의 다양성을 배울 수 있다. 세계 언어 배우기라는 수업에서는 같은 언어권 친구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의 언어를 가르칠 것인지 부터 어떠한 활동을 기획할 것인지에 까지, 모든 일련의 과정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끈다. 이는 학생의 자율적인 행동 능력을 기를 뿐만 아니라 나와 다른 문화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또래 친구가 개입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세계문화 시간’에는, 각 나라별로 자료 조사도 하고, 발표도 하고, 인물을 중심으로 한 역사, 문화, 예술 등 여러 가지 내용들을 의논하고 알아간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시아 공동체 학교에서는 1년에 한 번 친구나라 방문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이론이나 친구들의 설명에서 더 나아가 직접 그 나라를 방문함으로써 좀 더 깊이 문화를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다. 아시아 공동체 학교의 핵심 사업 중 하나는 다문화 사업이다. 매월 4주째에 진행되고, 세계 영화, 세계 음악, 세계 음식을 탐구한다. 이는 세계 다양한 언어로 구성된 영화를 통해 문화, 언어, 생활양식, 자연환경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이해하는 과정, 세계 다양한 음악을 통해 서로의 감수성을 공유하고 언어의 사회성, 심미성 등을 통한 감성을 이해하는 활동을 수반한다. 또한 세계 다양한 음식을 통해 각 국의 음식문화를 이해하고 조리 과정, 음식의 역사를 이해하는 활동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지역사회 단체들과 함께 하는 다문화 활동을 통해 한국내의 다문화의 인식을 제고하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문화적 상대주의를 인식시킨다.
최근 교육부가 밝힌 핵심과제 중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한국교육 도입에 절실히 필요하다 입을 모으는 것. 그리고 OECD가 발표한 미래 사회에서 개인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3대 핵심 역량 범주인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es) 프로젝트에서 강조하는 사회적 상호작용(Interact in heterogeneous groups)을 기를 수 있는 교육.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는 바로 문화 다양성 교육이다. 나는 이 문화 다양성 교육을 거창하고 잘 꾸며진 여느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아시아 공동체 학교에서 보았다. 교육청이나 여러 교육 전문 기관들에서 아시아 공동체 학교의 문화 다양성 교육에 집중하고 좀 더 많은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다른 교육 기관에서도 이러한 교육방향을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가 자신과 다른 이에게 온정을 베풀고 차별하지 않는 풍토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