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인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도 각 학교에서 월요일 아침마다 애국 조회를 실시했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이던 시절, 전교 조례가 애국심을 고취시킨다는 확신아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애국가를 열창했다.
하지만, 페루의 학교에서도 이러한 광경이 펼쳐진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에게는 이른 시간인, 매주 월요일 아침 8시에 전교생이 모여 애국 조회를 실시한다. 이유는 학교가 오전 8시 20분에 1교시가 시작하기 때문에 자연히 1교시 시작 전에 애국조회가 실시된다.
게양되어 있는 국기를 바라보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우리와 약간 다른 점은 전교생이 다 모인 자리에서 국기 게양식이 거행된다. 모두가 오른 손을 가슴에 얹고 구기가 다 게양될 때까지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이 때 페루 국가가 은은히 연주된다. 이어서 학교장이 마이크를 잡고 반주에 맞춰 페루 국가를 큰 소리로 함께 제창한다. 애국가에 비해서는 살짝 길어서 시간이 꽤 걸리기도 한다. 국가를 제창 하고난 뒤에는, ‘위대한 페루 영원하여라’라고 외치면서 큰 박수로 서로를 격려한다. 이어서 저학년 학생 한명이 마이크를 잡고, ‘하나님이여 우리 페루를 성령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해 주소서’하고 외치면 모두가 따라서 외치기도 한다. 그리곤 모두가 진지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표정으로 가슴에 십자가를 성호를 그으면서 그들의 가톨릭 신앙을 확인하곤 한다. 이후에는 ‘학교 규칙을 잘 준수하라, 등교 시간을 잘 지켜라’는 등의 학교장의 훈화 말씀으로 마무리되며 70년대 우리나라의 조례를 연상시킨다.
과거에 페루는 스페인의 식민지 국가였으며, 최근에도 주변 국가들과 잦은 전쟁으로 갖가지 어려움들으 많이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라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은 내면에 자신들이 자랑스러운 잉카의 후예이며, 조상들이 한때 남미를 지배했다는 자부심을 가득 안고 있다.
우리나라도 20세기 초에 36년간 일본의 식민지 생활을 했던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누구보다 나라 없는 고통을 알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같은 맥락인 페루와는 애국 교육에서 차이를 보인다. 페루를 본받아, 다른 방식으로라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우리조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는 시간을 가져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것도 고려해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