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열적이고 흥이 많은 필리핀 사람들은 그에 걸맞게 즐겁고 신나는 축제를 사랑한다. 필리핀은 각 지역이나 도시 별로 그 곳의 특성을 잘 살린 독특한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다. 일 년 내내 축제가 끊이지 않는 나라, 매일매일이 축제인 필리핀에서 유명하거나 특색 있는 축제를 몇 개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선, 파낙벵가라는 플라워 페스티벌은 필리핀 꽃의 도시 ‘바기오’라는 지역에서 2월 한 달간 열린다. 파낙벵가 플라워 페스티벌은 꽃 피는 계절의 축제라는 뜻으로 개화의 계절을 감사하는 의미를 가진다. 전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바기오 지역을 방문하여 만개한 꽃들을 구경하고 도시의 경제적 번영을 기리는 이 축제를 찾아오는 이유는 바로 필리핀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월 1일 축제 첫날에 열리는 꽃박람회를 시작으로 학교 대항전, 골프 대회, 스트리트 마켓, 스트리트 댄스 경연, 그랜드 스트리트 퍼레이드 및 불꽃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가득하며, 특히 2월 중순에 진행되는 그랜드 스트리트 퍼레이드는 각양각색의 화려한 꽃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꽃마차와 함께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두번째로 소개할 축제는 바로 필리핀 최대의 가면 축제인 마스카라 페스티벌이다. 마스카라는 군중이라는 뜻의 마스(mass)와 스페인어로 얼굴이라는 뜻을 가진 카라(cara)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매년 10월에 개최되는 이 페스티벌은 80년대 찾아온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가, 지방정부, 시민단체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웃는 얼굴 가면을 쓰고 모두와 함께 어울려 축제를 즐기며, 그 때문에 축제가 개최되는 바콜로드시를 사람들은 '미소의 도시'라고 부른다. 이 축제에는 위의 바기오 꽃 축제와 비슷하게 필리핀 현지인들뿐 아니라 전세계 관광객들이 많이 참여한다. 가면과 의상으로 치장한 수백만명의 참가자들이 퍼레이드와 퍼포먼스 등을 선보이며 미인대회, 푸드 페스티벌, 카니발, 스포츠 이벤트 등 다양한 볼거리와 부대행사들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은 바콜로드 광장에 모여 쉬지 않고 축제를 즐기는데, 여기서 그들이 착용하는 웃는 가면에는 삶과 즐거움에 대한 열정, 항상 웃으면서 지내는 행복한 기운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