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침략과 전쟁으로 영과 귀신의 존재를 믿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귀신이란 익숙한 존재다. 베트남 귀신은 여자의 경우 소복을 입으며 남자의 경우 훼손된 신체를 가진 특징이 있다고 한다.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자면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한 남자가 있었다. 오전5시까지는 도착해야 단골손님을 다른 장사꾼에게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오토바이 불빛만 의존한 채 비포장 시골길을 달리고 있었다. 가는 도중 그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조금 있다 지나야 할 길이 귀신 다발출몰 지역으로 이 도로는 월남 전쟁 때 무고한 양민이 집단 학살되어 매장된 곳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이 길을 지나는 것이 두렵긴 했지만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두려움을 이겨내고 그 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달리는 오토바이 앞으로 분간할 수 없는 물체가 달려들었고 그 충격에 놀라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는 그만 오토바이와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넘어져 있는 그의 눈앞에는 오토바이 소리와 함께 바퀴가 쉼 없이 돌고 있었고 그 옆에는 누군가가 서있었다. 머리를 조아리고 간신히 눈을 뜨고 보니 옆에 서있는 것은 발이 한쪽 밖에 없는 남자였던 것이다. 맨발에 다리도 한쪽밖에 없던 그 귀신은 얼마 동안인가 소리 없이 서있더니 껑충껑충 그를 넘어 논두렁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귀신이 사라지고 한참 후에야 그는 간신히 몸을 추슬러 가던 길을 되돌아 집에 도착했고 도착한 즉시 실신해 3일을 꼬박 앓아누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