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셧다운에 들어갔다. 핵심 쟁점은 의료보험이다. 이 정도면 한국의 여야 멱살잡이를 능가하는 것 같다. 완전히 사생결단을 낼 모양이다. 언제부터 미국이 이렇게 극한대립의 모습을 보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이만저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만약 미국이 언젠가 구소련처럼 허무하게 지도적 국가에서 물러나게 될 날이 온다면 나는 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의료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항일 것이라 생각한다.4년 전이던 2009년에 나는... 세계 각국의 국민의료비 비중을 조사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의료비는 이미 괴물 수준이 되었음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발표 슬라이드 안에 아예 봉준호 감독의 "괴물" 한 장면을 넣어 그 점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당시 나는 2006년도 자료를 사용하였는데 2006년 현재 OECD 국가의 의료비 비중은 국내총생산 대비 9.1%였다. 그 때 미국은 이미 15.3%를 기록하고 있었다. 아무리 미국의 특수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이 수치는 너무나도 비정상적인 수치였다. 어떻게 인간의 모든 경제활동에 있어서 의료비가 15.3%를 차지할 수 있을까? 세계 2위인 스위스도 11.3%로 미국보다는 현저히 낮은 수치였다.
 
 
나는 나라가 미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수치임을 강조하고 그것을 망설임 없이 괴물이라고 불렀다. 미국 국민들은 이 괴물에 뒤쫓기며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당시 한 조선일보 기자는 이러한 미국의 현실을 두고 환자 한 사람이 발생하면 온갖 사람들이 다 덤벼들어 제 몫을 <뜯어먹는> 구조라고 극언하기도 하였다. 그 미국이 2013년 발표에 따르면 지금은 18%(2011년)를 기록하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강도짓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체 국민이 보험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목표가 보험일 때는 이미 지났다. 보험이 작동해서 의료비의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제는 보험이 되든 안 되든 남는다. 그리고 만약 그 비중이 20%를 넘어서게 된다면 - 나의 예언이 적중할는지는 모르겠지만 - 미국은 이제 이 지구상에서 더 이상 지도적 국가로 남지 못 할 것이다. OECD 국가는 2011년 현재 9.3%를 기록하고 있다. 4년 전보다 약간 올랐다. 내가 보기에 그나마 이 수치는 미국의 영향이 크다.
 
 
미국은 지금 엄청난 약가등을 통해 의료비의 해악을 전 세계에 파급하기까지 하고 있다. 한국은 2011년 현재 7.4%를 기록하였다. 아직은 낮은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비중은 지난 2000년만 해도 4.5%에 불과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증가속도만으로 볼 때 OECD 최고수준이다. 발표 당시 나는 마지막 슬라이드에서 우리나라는 최소한 2019년까지 가급적 8% 선을 넘어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2019년이면 앞으로 6년 후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내후년에 나오겠지만 이미 우리나라는 현재 8% 선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금 현재가 어떠냐가 아니다. 아직도 증가속도는 여전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려운 것은 우리나라 의료비가 과연 유럽형으로 발전해 갈지, 미국형으로 발전해 갈지에 있다. 그리고 참으로 불운한 것은 모든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았을 때 우리나라 의료비의 발걸음은 현재 부인할 수 없이 미국형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년 후 내가 죽지 않고 살아 나라를 돌아보았을 때 의료를 둘러싼 내 나라의 모습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보기가 두려워지는 요즈음이다.
 
 
 
글, 그림 :이수태 페북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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