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N 모임에서 들었던 세계귀신축제 소식. 학교 복도에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 가고 싶어졌다.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고 호러 장르의 영화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그런지 이런 기회를 통해 귀신이라는 미지의 캐릭터를 접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았다. 학교 입구에 들어서니 천막 안에서 분장을 하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동아리 형님들 및 동기들과 축제에 참가해서 분장하고 찍은 사진을 올린 것을 떠올렸다. 음, 나도 한 번 해볼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돈을 충분히 가져오지 않았다. 어쨌든 마당에서 공연하는 것도 보고 아는 애도 만나고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잠시 후 ACN 담당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에게서 주먹밥을 받았는데 마침 허기진 참이라 냠냠 먹었다. 그 후 페루 팀 동아리 선배를 만나서 귀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순간 세팅을 보고 놀랐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나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귀신들의 눈빛이 느껴졌다. 각 대사관에 들어갈 때마다 바닥에서 손이 튀어나오고 잘린 팔 모형이 나오는 걸 볼 때마다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다른 대사관들은 공포 위주 컨셉을 잡은 반면 아프리카 케냐 대사관의 음악 퍼포먼스는 내 안에 숨겨진 음악적 'feeling'을 자극했다.

    평소에 이런 체험을 할 기회가 잘 없었는데 작은 일상 탈출을 해 보았다. 일상 탈출! 반복되는 평일 생활을 하기 앞서(이 날은 일요일이었다.) 상쾌하고 'Fresh'한 시간을 보냈구나. 내년에도 더 짜릿한 즐거움과 함께 세계귀신축제가 돌아올것이다.